최초의 역도 영화, 최초의 스키점프 영화, 최초의 맹수 영화 등등.
1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인 해운대는 '최초'의 해양재난영화입니다.
감독이 워낙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하기 좋아하고, 대사 하나에 웃음만발을 유도하는 윤제균 감독이기에 재미에 대한 의심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60억원이라는 예산에서 구현된 CG는 과연 만족스러울 것 인가?'라는 의문과 걱정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CG임을 인지하게 하는 CG였습니다.
2000년 대 초반의 헐리우드 해양영화 CG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 비교일 듯 합니다.
어색한 것은 CG만이 아닙니다.
(어떤 이는 이미 국민배우라고 하시는데, 아직은 아닌 듯 합니다.)
평소에도 발음이 깨끗하셨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심했습니다.
한국영화에 출연한 토종한국 배우의 한국어 대사에 한국어 자막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 조금 심각한 문제입니다.
처음 도전하신 매우 전문직 연기(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의 전문용어가 난무한 대사를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이고 대사가 워낙 어려워서인지는 몰라도 본인의 이름 값에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의 부성애의 표현은 이민기(최형식 역)의 자기 희생과 더불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왕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계속 해보지요.
그냥 사랑에 빠진 귀여운 부산 사나이와 새침하지만 억척스러운 부산 여자, 이런 이미지 밖에 안 남았습니다.
하지만, 함께 영화를 본 여자 후배가 '부산 남자는 확실히 남자 같은 구석이 있어'라고 말하는 걸로 봐서는 설경구의 부산 사나이 캐릭터가 성공한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이번 해운대의 최고 히어로는 이민기일 듯 합니다.
최근 출연작들에서 마지막까지 등장하지 못하는 배역을 계속 맡고 있는 이민기, 해운대에서 마찬가지다.
'제발 살아서 희미랑 잘 살아봐라'라는 저의 간절한 소원을 저버리고 끝끝내 영정 사진 속으로 들어가버렸지만, 배우로서의 이민기는 다시 태어난 듯 합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10억'에서는 악역을, '해운대'에서는 순둥이 역할을 모두 기대이상으로 소화했다는 것 입니다.
이제는 이민기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걸리면, 한 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후반 30분의 거대한 쓰나미에 관심이 쏠렸지요.
하지만 저는 도리어 마지막 30분이 이 영화의 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몰입을 저해하는 과도한 길이의 신파 장면들이 독입니다.
사실 30분도 필요없었던 듯 싶습니다.
쓰나미 장면을 줄이고 차라리 뒷 이야기를 더 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냥 줄이는 것이 좋겠더군요.
워낙 힘들게 촬영했고 돈도 많이 들었으니 감독입장에서는 버리기가 아까웠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후반에 가서 영화가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없는 글재주에 글을 계속하기 힘들군요.
영화가 궁금하시면 영화를 보시라~!
헐리우드 영화는 안보시던, 어둠의 경로를 통해보시던 상관없으나, 한국영화를 보실 거라면 꼭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적어도 투자금은 회수해야 다음 영화를 만들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요즘에는 헐리우드 영화보다 한국영화를 진심으로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를 보는 건지 자막을 읽는 건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온전히 화면에 집중할 수 있는 한국영화를 더 선호하게 되더군요.
아무튼 한국영화 화이팅입니다~!
끼워 넣을 자리를 못 찾아 따로 적는 이야기.
사실 부산이야기에 야구가 빠지는 것도 어색하다.
해운대로 대표되는 '부산'과 롯데 자이언츠로 대표되는 '야구'
해운대는 윤제균 감독의 '고향 이야기, 고향 자랑'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고향이라고 따로 없는 차가운 도시 남자(서울 토박이이자 서울 촌놈)인 나에게는 부러운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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